피부 미백을 위해 레이저 시술을 받은 소비자가 얼굴에 색소침착이 발생해 손해배상을 요구했지만, 의원 측은 시술이 아닌 소비자의 피부 관리가 원인이라며 책임을 부인했다.

소비자 A씨는 한 피부과 의원에서 피부톤 개선을 목적으로 레이저 시술을 받았다.

그러나 시술 이후 이마와 양 볼에 화장으로도 가려지지 않을 정도의 얼룩진 색소침착이 발생했다. 이후 경과 관찰과 함께 미백연고 처방, 추가 치료 등이 필요하다는 의료진의 소견도 받았다.

A씨는 "시술 전 이 같은 부작용 가능성에 대한 설명을 전혀 듣지 못했으며, 해당 위험성을 미리 알았다면 시술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부작용을 호소한 이후에도 의원 측이 시술을 중단하지 않고 추가 시술을 진행했지만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다며 치료비와 위자료 등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반면 의원 측은 A씨 얼굴에 나타난 색소침착은 레이저 시술이 아닌 피부 트러블 이후 생긴 자국일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마 부위의 색소침착은 스크럽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오른쪽 볼의 흰 반점 역시 시술 이전부터 존재했던 병변이라고 주장했다. 또 A씨가 처음에는 스크럽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가 이후 내원 과정에서 스크럽을 했다고 진술을 번복한 점을 들어 배상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피부, 트러블, 흉터, 침착, 색소  (출처=PIXABAY)
피부, 트러블, 흉터, 침착, 색소  (출처=PIXABAY)

한국소비자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전문위원은 시술 전 사진에서는 기미 외에 얼굴의 얼룩진 저색소·과색소 침착이 관찰되지 않았지만, 시술 후 사진에서는 해당 병변이 확인된다고 판단했다.

위원회는 시술 과정에서 진피층까지 충분히 도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표피에 열이 전달됐거나 과도한 레이저 시술이 이뤄지면서 색소 침착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1차 시술 후 A씨가 부작용을 호소했다면 추가 시술을 중단했어야 했는데도 계속 치료를 진행한 점도 적절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타 병원의 소견에서도 레이저 토닝 이후 색소침착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시된 점 등을 종합하면 A씨의 부작용은 의원 측의 시술상 과실 외 다른 원인을 찾기 어렵다고 봤다.

의원 측의 설명의무 위반도 인정했다.

미용 목적의 시술은 긴급성이 낮고 치료 목적이 아닌 만큼, 의료진은 환자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시술 여부를 신중히 결정할 수 있도록 예상 가능한 부작용을 사전에 설명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비록 A씨가 받은 레이저 시술은 일반적으로 심각한 부작용이 드문 편이지만, 인체를 침습하는 의료행위인 만큼 부작용 가능성은 충분히 설명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진료기록부에는 시술 중 유의사항만 반복적으로 기재돼 있을 뿐, 색소침착 등 부작용에 대해 사전에 설명했다는 내용은 확인되지 않아 의원 측이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봤다.

다만 침습적인 의료행위에는 일정 수준의 부작용 위험이 수반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의원 측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의원 측은 A씨가 지급한 치료비 약 175만 원의 70%와 함께 위자료 400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위자료는 사건의 진행 경과와 현재까지도 치료가 필요한 상태, A씨의 나이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정됐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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