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비자가 안면신경 종양을 제때 진단받지 못해 후유장해를 입게 됐다며 병원 측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소비자 A씨는 좌측 안면 부위의 떨림과 이상감각 증상으로 한 병원을 찾아 뇌경색 의심 소견 아래 약물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이후 어지럼증이 심해져 입원 치료까지 받았으나, 의료진은 안면신경 마비 외에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판단해 6개월 간격의 외래 진료와 약물 투여만 지속했다.
하지만 안면마비 증상이 전혀 호전되지 않자 A씨는 결국 대학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안면신경 종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A씨는 곧바로 종양적출술 및 신경이식술을 받았으나, 신경 괴사가 이미 진행된 상태여서 좌측 안면마비와 청력 저하, 혀 감각 저하 등 심각한 후유장해를 입게 됐다.
이에 A씨는 초기 MRI 검사에서도 이미 종양이 확인됐지만 의료진이 이를 진단하지 못해 안면신경이 괴사된 뒤에야 수술을 받게 됐다며 병원 측에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반면 병원 측은 두 차례 시행한 MRI 검사에서 좌측 뇌백질 앞쪽의 뇌경색 소견이 명확했고, 종양으로 의심될 수 있는 부분은 당시 A씨가 호소한 증상과 연관성이 없는 병변으로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현재 안면마비와 청력 저하는 진단 지연 때문이 아니라 수술 자체에 따른 합병증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의료진에 일부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소비자원은 MRI 검사에서 좌측 내이도 내 종괴가 확인됐고, 이학적 검사와 주요 증상 등을 종합하면 안면마비가 진행되고 있었던 만큼 추가적인 정밀검사와 이비인후과 협진 등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했어야 한다고 봤다. 그럼에도 안면신경 종양을 진단하지 못하고 안면 완전마비가 나타날 때까지 별다른 조치 없이 경과를 관찰한 것은 의료진의 주의의무를 다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진단이 제때 이뤄졌더라도 종양의 특성과 위치상 안면마비가 일부 호전되는 정도만 기대할 수 있고, 청력 저하는 종양 치료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전문위원의 의견 등이 고려됐다. 이에 일실이익과 진료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인정하기 어렵고, 진단 지연에 따른 위자료만 배상 범위에 포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
소비자원은 오진 기간과 상해 정도, A씨 나이와 병력 등을 종합해 병원 측이 위자료 10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