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권유로 친구에게 대출명의를 빌려준 소비자가 변제 책임을 떠안게 됐다.

소비자 A씨는 친구 B씨로부터 한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는데 그 한도액이 초과된다면서 명의를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마지못해 승낙했다.

당시 저축은행은 B씨가 대출한도를 회피하기 위해 형식상 A씨 명의를 빌려 대출받는 것을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A씨에게 명의를 빌려줄 것을 권유했다.

그런데 B씨는 대출금 이자를 변제하던 도중 사업부도로 지급능력이 없어졌고, 이에 은행 측은 A씨에게 대출금의 변제를 청구했다.

A씨는 본인이 주채무자가 아니므로 변제할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계약, 거래 (출처=PIXABAY)
계약, 거래 (출처=PIXABAY)

대한법률구조공단은 A씨는 대출 약정이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임을 주장할 수 있다고 했다. 

「민법」 제108조에서 상대방과 통정한(서로 짜고 거짓으로 한) 허위의 의사표시는 무효로 하고, 그 의사표시의 무효는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판례에 따르면, A씨는 형식상의 명의만을 빌려준 자에 불과하고 그 대출계약의 실질적인 당사자는 금융기관과 실질적 주채무자인 B씨다.

A씨 명의로 돼 있는 대출약정은 그 금융기관의 양해하에 그에 따른 채무부담의 의사 없이 형식적으로 이뤄진 것에 불과해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는 무효의 법률행위라고 볼 수 있다.

판례에 따르면, 「민법」제108조 제2항에 규정된 A씨와 같은 제3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선의로 추정되고, 제3자가 악의라는 사실에 관한 주장·입증책임은 그 허위표시의 무효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

저축은행은 B씨의 대출에 관해 A씨와 B씨간의 실질적인 관계를 알고 있었음은 물론 대출한도액 위반을 막는 방편으로 A씨 명의로 할 것을 적극 권유까지 했으므로, A씨는 대출약정이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임을 입증해 은행의 지급청구에 대항할 수 있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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