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라는 마을에 식당거위와 소비자거위가 있었다.
어느 날 배달플랫폼이 등장했다.
소비자거위는 온갖 식당이 앱 하나에 들어 있고 주문과 결제까지 손쉽게 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식당거위는 앱에 등록만 하면 주문이 술술 들어오니 반가웠다.
소비자거위는 배달비라는 황금알을 플랫폼에 줬고, 식당거위는 광고비와 중개수수료, 배달비라는 황금알을 줬다.
전염병이 퍼지자 세상은 온통 배달로 넘쳐났다. 이제 플랫폼에 완전히 익숙해진 거위들은 그 울타리를 벗어날 수 없었다.

배달플랫폼 몸값이 5조 원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러자 경쟁자들이 나타났다. 이들은 앞다퉈 ‘무료배달’이라는 펫말로 소비자거위를 유혹했다.
이제 소비자거위는 매달 일정 황금알을 내고 플랫폼을 이용한다.
식당거위들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황금알을 더 주고서라도 광고도 열심히 해야한다. 여기에 더해 중개수수료와 배달비는 달라는 대로 내야 했다.
그 사이 전 세계 물가가 오르기 시작했다.
식당거위는 음식을 아무리 열심히 만들어 팔아도 다 주고나면 남는 게 없었다. 그렇지만 이제 플랫폼을 떠날 수도 없었다.
물가가 오르자 음식 가격도 올랐고, 치킨 가격이 3만 원을 넘보자 소비자거위들도 음식을 주문하기 부담스러워졌다.
끝없이 늘어나던 배달 주문도 서서히 꼭대기에 다다른 것 같다. 하긴 대한민국이 넓어야 얼마나 넓을까.
그런 날은 다시 올 수 있을까.
오지 않는다면, 플랫폼은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이용석 기자
news@consumuc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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