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을 어기고 물건을 제3자에게 처분한 행위를 두고, 한 소비자가 배임 혐의를 제기했다.

명품 가방을 구매하고 싶었던 A씨는 신상품 가격이 부담돼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해 제품을 알아보던 중, 시중가의 절반 가격에 올라온 매물을 발견했다.

A씨는 판매자에게 연락해 계약금과 중도금 명목으로 판매가의 60%를 지급했고, 일주일 뒤 잔금을 치른 후 제품을 받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판매자는 A씨에게 팔기로 한 가방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기로 했다며 계약금과 중도금을 돌려주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A씨는 계약금과 중도금까지 받은 뒤 다른 사람에게 양도한 것은 명백한 배임 행위라며 판매자를 배임죄로 고소하겠다고 주장했다.

전자상거래, 온라인 거래(출처=PIXABAY)
전자상거래, 온라인 거래(출처=PIXABAY)

이에 대해 한국법령정보원은 판매자를 형법상 배임죄로 처벌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판매자는 「민법」제390조에 따라 계약을 이행하지 않은 데 따른 손해배상 책임은 부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형법」제355조 제2항은 배임죄를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해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경우로 규정하고 있다.

A씨와 같은 매매계약은 「민법」 제563조에 따라 한쪽이 물건을 넘기고, 다른 한쪽이 대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하면서 성립한다. 이 과정에서 매도인과 매수인은 각자 자신의 의무를 이행하는 관계에 있을 뿐 상대방의 사무를 처리하는 관계로 보기는 어렵다.

판례에 따르면, 동산 매매의 경우 매도인은 계약에 따라 물건을 인도하면 의무를 다한 것으로 보며 매수인은 물건을 실제로 넘겨받아야 비로소 그에 대한 권리를 취득한다.

따라서 매도인에게는 물건을 넘겨줄 의무는 있지만, 매수인의 재산을 대신 보호하거나 관리해야 할 지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매도인이 약속을 어기고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팔았다 하더라도, 이는 계약 위반에 해당할 뿐 형법상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컨슈머치 = 전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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