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갑작스럽게 항공편이 취소되는 경우가 많다. 납득할만한 이유도 없이 ‘통보’를 받고 억울한 소비자가 늘고 있다.

기자가 「국제여객운송약관」 제12조를 뒤적여 보게된 이유다.

해당 조항에는 ‘기상 악화나 천재지변, 전쟁 등 불가항력적 사유를 비롯해 예측 불가능한 상황, 정부 규제, 연료·인력 부족 등 운송사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사유가 발생할 경우 항공편은 사전 예고 없이 취소·지연·변경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약관에 따르면 항공사는 ‘사전 예고 없이’ 통보 가능하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제대로 된 소명도 없는 통보가 달가울리 없다.

항공사들은 취소된 항공권을 전액 환불하고 있으며, 가능한 경우 대체편을 제시하고 있다.

이것으로 그들은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해외여행은 항공권을 전액 환불받았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해외여행에는 숙박, 음식점, 현지 액티비티 등 수많은 계약이 얽혀있다. 항공권의 변동으로, 해당 계약을 지키지 못하면 소비자는 실제로 금전적 피해를 입게 된다.

하나 둘 통보를 받고 피해가 현실이 되는 가운데, 아직 통보받지 못한 소비자라고 마음을 놓을 수도 없다.

언제 취소 될지, 변동이 될지 알 길이 없다. ‘며칠 전까지 통보해야 한다’는 기준도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도 이미 전쟁과 환율로 인해 원유 수급 상황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또 약관에 동의 했기때문에 ‘사전 예고 없는 통보’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도 안다.

그럼에도 분노하는 것은 국가 위기의 상황에서 희생하는 소비자, 더 나아가 자신들의 서비스를 선택한 소비자를 대하는 태도가 너무나도 불친절한 것이다.

항공사는 유류 수급 상황과 노선 유지의 어려움을 공개해야 한다. 또 운항 유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고, 결국 운항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객관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통보’가 아닌 ‘설명’과 ‘협조 요청’이 소비자에게 책임을 다하는 모습이다.

더불어 첨언하는 것은 제도적 뒷받침이다. 초유의 사태에서 기준과 규칙이 없다고 정부가 강 건너 불 구경해서는 안된다.

정부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항공사의 설명 의무를 부여하고, 또 ‘운송 불가’ 통보 기한을 정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드는 등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소비자는 일방적으로 피해를 강요받는 약자이기보다, 위기 속 희생에 동참하는 주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컨슈머치 = 전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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