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가진 소비자가 예식 지불보증인원을 잘못 확정했다며 변경을 요청했지만 웨딩홀 측이 거부하면서 분쟁으로 이어졌다.
소비자 A씨의 자녀는 한 웨딩홀과 예식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했다. 계약에 따라 예식일 10일 전까지 지불보증인원을 확정해야 했고, A씨 자녀는 신부 측 하객 수를 80명으로 확정했다.
그러나 이후 해당 인원이 착오로 잘못 기재된 것이라며 지불보증인원을 40명으로 변경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웨딩홀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계약자인 자녀가 뇌병변장애 3급 장애인으로, 보증인원 40명을 80명으로 착각해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업자가 계약 10일 전 이후에는 계약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녀가 경솔하게 계약을 체결했으므로 「민법」 제104조의 궁박·경솔에 의한 법률행위에 해당하고, 착오에 의해 계약이 이뤄진 만큼 「민법」 제109조에 따라 계약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반면 사업자는 계약 당시 A씨 자녀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A씨 측이 예식 당일 오전 9시에야 계약 변경을 요청했다며 환급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한국소비자원은 우선 A씨 측의 계약 무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소비자원은 예식 연회장 계약의 경우 음식 재료를 예식 수일 전부터 준비해야 하는 특성상 지불보증인원을 일정 시점 전에 확정하는 것은 일반적인 거래 관행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해당 계약은 예식일 10일 전까지 인원을 확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소비자도 이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만큼, 사업자가 별도로 설명해야 할 중요한 약관 내용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A씨 자녀가 뇌병변장애 3급인 사실은 인정되지만, 사업자가 이를 알고도 이용하려는 의도로 계약을 체결했다는 정황이 없으므로 「민법」 제104조에 따른 무효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A씨 자녀가 계약 당시 지불보증인원 계약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이후 80명으로 최종 확정한 만큼 의사와 표시가 불일치했다고 보기 어려워 「민법」 제109조에 따른 착오 주장 역시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소비자원은 사업자의 책임도 일부 있다고 봤다.
소비자원은 지불보증인원 계약 자체는 유효하지만, 사업자가 제공한 서비스의 대가를 받는 범위를 넘어 실제 제공되지 않은 서비스에 대해서까지 이익을 취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A씨 측이 예식 이틀 전과 예식 당일 오전 인원 수가 잘못됐다고 알리며 변경을 요청한 점을 고려할 때 사업자가 실제 예상 인원이 40명 수준이라는 사정을 알고도 80인분 전량을 그대로 준비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설령 사업자가 80인분의 음식을 모두 준비했다 하더라도 재료 사용량 조정 등으로 손해를 줄일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반영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소비자원은 80인분 중 실제 이용한 42인분을 제외한 38인분의 식사비용 가운데 30%는 사업자가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정했다.
[컨슈머치 = 고준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