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퇴골절 수술 후 골반 통증이 지속돼 검사해보니 수술용 드릴비트가 체내에 잔존해있었다.
50대 남성 A씨는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던 중 좌측으로 넘어지는 사고를 입어 한 병원에 내원했다.
좌측 대퇴 전자간 골절 진단 하에 수술을 진행했고, 좌측 대퇴 전자간 관혈적 정복술 및 내고정술을 받았다.
A씨는 수술 후 1년이 넘어도 골반 통증이 지속되자 타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고, 수술 부위에 드릴비트 잔존 소견이 확인돼 해당 이물질을 제거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A씨는 "병원 의료진의 수술 상 과실로 인해 드릴비트가 잔존하게 됐으나 이러한 부분에 대한 설명을 전혀 듣지 못했다"며 "당시 수술 후 골반 통증 등을 호소했으나 의료진은 요추부에서 기인한 통증이라고 진단해 불필요한 치료만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진의 과실로 인해 상당 기간 골반통증으로 고통을 받았고, 이후 제거술 및 보존적인 치료를 받게 되면서 상당한 정신적·경제적 고통을 받았다"며 이에 대한 손해배상금으로 4210만 원을 요구했다.
병원 측은 “수술 시 금속정 원위부에 2개의 교합 나사못을 삽입하게 되는데 그 중 두 번째 나사못을 삽입하기 위해 사용한 드릴비트가 금속정과 충돌하면서 일부분이 파손됐고, 위 드릴비트를 교합나사못 대신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술 시 제거할 수도 있었으나 제거하는 과정에서 구멍이 넓어져서 결과적으로 나사못을 삽입해도 고정력을 얻기 어려울 수 있다"며 "견고한 고정을 얻고 불유합 및 부정유합 등의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이를 남겨두기로 결정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한 "수술 시 드릴비트가 잔존하는 경우 대부분 환자에게 설명하고 있고, A씨 경우도 설명한 것으로 기억되지만 이에 대한 기록이 없어 입증할 수 있는 자료는 없다"며 "의도적으로 숨길 생각이었다면 수술기록지에도 기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부러진 드릴비트를 잔존시켜 골유합이 잘 이뤄졌으며, A씨의 통증은 추간판탈출증이나 내고정물로 인한 통증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A씨의 손해배상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소비자원은 A씨는 약 360만 원을 배상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드릴비트 작동 중 기구의 축 변화나 기계적인 손상 등으로 인해 드릴비트 파손이 발생할 수 있고, 드릴비트 잔존 부위 상태에 따라 이를 즉시 제거하기 어려운 경우 잔존시키는 것도 고려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A씨의 수술 부위에 드릴비트가 잔존한 상태이긴 하나 이후 외래 추적관찰 기간 동안의 방사선검사 상 골절부위가 유합되고 있는 것만 확인될 뿐 이상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다.
따라서 드릴비트가 잔존된 사실만으로 의료진에게 수술상 과실 책임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한편, 의료진은 A씨에게 드릴비트 잔존에 대해 설명하고, 해당 드릴비트가 A씨에게 악영향를 주는지를 주의깊게 관찰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의료진은 A씨에게 이를 설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일뿐만 아니라, 추간판 탈출 또는 신경근 압박 소견이 없는 A씨가 골반통증을 호소했는데도 통증의 원인을 확인하지 않은 잘못이 인정된다.
A씨가 타 병원에서의 영상소견과 드릴비트 금속물 제거술을 받고 통증이 사라진 점으로 볼 때, 드릴비트 잔존이 통증의 원인으로 볼 수 있어 병원 측은 배상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다만, A씨의 기왕 골절 이력, 드릴비트 잔존 자체를 과실로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병원 측의 책임비율을 40%로 제한한다.
병원 측은 A씨에게 일실 수익·치료비의 40%인 160만4759원과 위자료 200만 원을 합한 360만4000원(1000원 미만 버림)을 지급해야 한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