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소비자가 의료진의 수술 상 과실로 왼쪽 눈이 실명됐다고 주장했다.

소비자 A씨는 1개월 전부터 발생한 좌측 입술주변부 안면마비와 복시(이중으로 보이는 현상)를 동반한 간헐적인 어지럼증, 좌측 하지 근력약화, 얼굴 한쪽이 심하게 주름지는 등의 증상으로 병원에 내원했다.

두부 MRI 검사 결과 상 좌측 중뇌와 뇌교에 뇌수막종이 확인됐고, 이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후 퇴원했다. 

A씨는 퇴원 후 동 병원 안과 외래 진료에서 좌측 눈이 안 떠지는 증상과 시력 감소 등을 호소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타 병원서 뇌병변에 의한 좌안 시신경위축으로 25% 노동능력상실 장애진단을 받았다.

A씨는 "수술을 받은 후 좌안 시력이 저하된 것은 수술 상 과실로 인한 것"이라며 "수술을 집도한 담당의도 수술 중 신경을 잘못 건드렸음을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술 전 의료진으로부터 실명 가능성에 대한 설명을 전혀 듣지 못해 수술방법 및 치료여부, 병원선택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상실했고, 수술 동의서에 서명한 사람도 제3자다"고 주장하며 병원 측에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안구 (출처=PIXABAY)
안구 (출처=PIXABAY)

한국소비자원은 병원 측은 A씨에게 위자료 1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말했다. 

A씨의 뇌종양은 사대-추체 수막종으로 뇌기저부에 발생했고, 수술을 해도 사망이나 합병증 발생이 20~50%로 높다.

관련 전문위원에 따르면, 다른 수술 방법을 선택했다고 하더라도 종양의 위치와 크기를 볼 때 종양 제거가 쉽지 않으며, 수술 후 시신경 손상은 불가항력 사고로 볼 수 있다.

한편, A씨는 수술 동의서에 서명한 사람은 가족이 아닌 제3자이며 수술 전 실명 가능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면 서울 소재 병원에서 수술 받았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의료법상 수술 동의는 환자가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경우 환자 법정대리인이 동의할 수 있고, 설명 및 동의 절차로 수술이 지체되면 환자의 생명이 위험해지거나 심신상 중대한 장애를 가져올 경우는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것 외에는 환자 본인에게 설명하고 동의받는 것이 원칙이다.

유사 사건에서 환자 본인에게 직접 설명하고 동의 받지 않은 경우 ‘설명의무위반으로 인한 위자료 책임’을 인정하는 판례 등을 고려할 때 수술동의서에 제3자가 서명했고, 수술 전 합병증으로 인한 실명 가능성에 대해 A씨에게 설명하지 않아 다른 의료기관에서 수술 받을 기회를 상실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병원 측에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다.

다만, 의료진의 설명의무 위반이 진료과정상의 과실과 동일 시 할 정도라고 볼 증거가 없어 병원 측의 책임은 위자료로 한정한다.

▲의료진의 의무기록상으로 A씨 시신경 손상 시기를 명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점 ▲수술 후 A씨 좌안의 이상 증상에도 안과 협진을 하지 않고 퇴원하게 한 점, ▲A씨 나이, ▲좌안의 시신경위축에 따른 25% 노동능력상실 진단을 받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자료는 1000만 원으로 산정한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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