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비자가 해외 공항 화재로 항공기 운항이 취소되자 여행사·항공사 측에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소비자 A씨는 한 여행사 홈페이지에서 인천-로마 왕복 항공권을 구입해 로마로 여행을 떠났다.

귀국하는 날, 로마 공항의 터미널에서 화재가 발생해 공항이 폐쇄됐고, 항공사는 A씨가 예약한 항공편을 취소했다.

A씨는 로마 공항에서 로마 주재 한국 대사관을 통해 타 항공사의 항공권을 구입했고, 예정된 일정보다 약 10시간 늦게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A씨는 당시 여행사·항공사 측으로부터 대체 항공편의 안내를 전혀 받지 못했다며 여행사·항공사를 상대로 대체 항공권 구입비용과 위자료를 요구했다.

이에 여행사 측은 항공권 발권 등 예약 대행만을 담당한다며, 공항 화재라는 특수한 사정으로 발생한 손해는 항공사 또는 로마 공항에 배상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항공사 측은 공항 화재 당시 승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나 화재라는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대체 항공편의 제공이 지연됐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예약부서로 연락을 취한 승객들에게 대체 항공편을 제공했으며, 연락을 하지 않아 이를 제공받지 못한 A씨에게는 여행사를 통해 미사용 구간에 대한 항공권 구입대금의 환불을 완료했으므로 추가 보상은 어렵다고 주장했다.

로마, 이탈리아, 다리, 일몰 (출처=PIXABAY)
로마, 이탈리아, 다리, 일몰 (출처=PIXABAY)

한국소비자원은 항공사 측은 A씨에게 위자료 5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항공운송에 있어서의 일부 규칙 통일에 관한 협약(몬트리올 협약)」제19조에 의하면, 운송인은 승객·수하물 또는 화물의 항공 운송 중 지연으로 인한 손해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조약 제19조 단서에 의하면 운송인은 본인·그의 고용인 또는 대리인이 손해를 피하기 위해 합리적으로 요구되는 모든 조치를 다했거나 또는 그런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는 것을 증명한 경우 제19조 본문의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A씨 항공 운송 취소는 로마 공항의 화재로 인한 공항 폐쇄로 인한 것이므로, 항공사가 A씨의 항공 운송 지연에 따른 손해를 피하기 위한 합리적인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A씨가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한편, 「EC 261/2004 규칙」(항공기의 탑승불가, 결항 또는 장시간 지연에 따른 승객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규칙)제5조에 의하면, 항공편이 취소돼 탑승하지 못한 승객은 항공사에게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때, 항공사가 당해 항공편의 운항 취소의 원인이 위 규칙에 명시된 비정상적인 상황에 해당하고 모든 합리적인 조치를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운항 취소의 결과가 발생했음을 증명하면 보상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다만, 위 규칙 제5조 제1호에 의하면, 항공사는 항공편의 운항이 취소돼 탑승하지 못하는 승객에 대해 경로의 재조정 및 보호 등 지원의무를 제공해야 한다.

항공사의 과실이 아닌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항공편이 취소된 경우 항공사는 금적적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는 않지만, 원인여하를 불문하고 항공편이 취소된 사실에 따라 해당 승객을 보호할 의무를 여전히 부담한다.

해당 항공사 측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안내문을 게시하거나 여행사로부터 제공받은 A씨 연락처로 개별 연락을 하는 등 승객보호 의무를 이행했어야 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A씨는 약 10시간 동안 로마 공항에서 심각한 불편을 겪었고, 대체 항공편을 직접 구입해 귀국했으므로 항공사는 지원의무 불이행에 따른 A씨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다만, 항공사 측이 A씨의 대체 항공편 제공 요청을 거부 또는 불이행한 것이 아니라 안내를 하지 않아 A씨가 직접 대체 항공권을 구입하게 된 것이므로, 대체 항공권 구입비용 자체를 항공사 측의 대체 항공편 제공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A씨가 대기시간 동안 합리적인 식사와 음료, 전화 서비스 등을 제공받지 못한 점, 항공사로부터 어떠한 배려를 받지 못하며 약 10시간 동안 대기함으로써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점 등을 종합해, 항공사는 A씨에게 5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는 것이 적절하다.

[컨슈머치 = 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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