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보험자의 사망을 보험금 지급 사유로 하는 보험계약은 반드시 피보험자 본인의 자필 서명이 있어야 효력이 인정된다.

소비자 A씨 아내는 지방 출장 중이던 A씨를 대신해 운전자보험을 가입하면서 A씨 서명을 대필했다.

해당 운전자보험에는 형사합의지원금, 변호사선임비용, 자동차사고 벌금, 사망 및 후유장해 보장이 포함돼 있었다.

A씨는 본인의 서명을 대필한 경우 나중에 보험금 수령 시 문제는 없는지 우려됐다.

서명, 계약, 문서 (출처=PIXABAY)
서명, 계약, 문서 (출처=PIXABAY)

보험은 일반적으로 자기 자신을 위해 가입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타인을 위해 가입하는 이른바 ‘타인을 위한 보험’도 가능하다.

「상법」 제639조에 따르면 계약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해 보험계약을 체결할 수 있으며, 이 경우 피보험자의 별도 동의 없이도 계약은 유효하게 성립된다. 기업주가 피용인을 위해 또는 부모가 자식을 위해 상해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다만, 「상법」제731조에서는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생명보험계약에 대해 반드시 피보험자 본인의 서면 동의(전자문서 포함)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강행규정으로 특약이나 다른 방식으로 변경할 수 없다. 

실제로 대법원은 “타인의 동의는 반드시 개별적이고 명시적인 서면에 의해야 하며, 포괄적·묵시적 동의로는 부족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

따라서 A씨처럼 피보험자의 자필 서명이 없는 상태에서 사망 보장이 포함된 보험계약을 체결했다면, 해당 계약은 원칙적으로 무효다.

무효가 되면 법률효과가 발생하지 않으므로 「상법」 제648조에 따라 계약자는 보험회사에 보험료의 전부를 반환 청구할 수 있으며, 보험사고(피보험자의 사망) 발생 시 보험금 지급을 받을 수 없다.

예외적으로, 보험설계사 등 모집인이 피보험자의 자필 서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계약자가 이를 알지 못한 채 계약을 체결했다면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제45조에 따라 보험회사가 일정 부분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

다만, 서면동의 요건을 잘 살펴보지 않은 보험계약자에게도 잘못이 있다는 이유로 과실상계를 하는 경우도 있다.

[컨슈머치 = 전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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