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일배책)으로 어디까지 보상이 가능할까.
소비자 A씨는 윗집 수도관이 파열되면서 천장과 주방, 화장실, 바닥, 중문 등이 훼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집에서 생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호텔에 머물렀고, 이 과정에서 숙박비는 물론 식비와 세탁비까지 추가로 발생했다.
A씨는 윗집이 가입한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을 통해 수리비와 임시거주비, 식비, 세탁비까지 모두 보상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손해보험협회는 윗집이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에 가입돼 있더라도 모든 비용이 일괄적으로 보상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상황과 피해 정도, 손해의 예견 가능성 등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보상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별표15] 배상책임보험 표준약관에 따르면, 보험사는 보험기간 중 발생한 사고로 피보험자가 제3자에게 법률상 배상책임을 지게 된 경우 그로 인한 손해를 보상한다. 즉 피해자에게 지급해야 할 법률상의 손해배상금이 보상 대상이다.
민법 제393조는 손해배상의 범위를 원칙적으로 통상의 손해로 한정하고 있다. 다만 사고 당시 예견 가능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특별손해도 배상 대상이 될 수 있다. 통상손해는 사회 일반의 거래관념상 통상 발생하는 손해를 말하며, 특별손해는 개별적 사정으로 발생한 손해를 의미한다.
누수로 인해 벽과 천장, 바닥, 가구 등이 파손된 경우 수리·교체 비용은 통상손해로 인정될 수 있다. 보험사는 견적서 등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감가상각을 적용해 필요하고 타당한 범위 내에서 수리비를 산정해 보상한다.
한편, 누수로 인해 자택 전체에서 거주가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인정된다면, 임시거주비는 특별손해로서 배상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누수 발생 당시 주거가 불가능할 정도의 피해라는 점을 가해자가 예견할 수 있었던 경우에 한해 인정된다.
식비와 세탁비의 경우, 누수로 직접 피해를 입은 의류의 세탁비는 통상손해로 인정될 수 있다. 그러나 호텔 숙박 과정에서 발생한 식비와 세탁비는 일상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에 해당해 누수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
판례 역시 누수 사고와 직접 관련된 피해에 대해서만 배상을 인정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법원은 집 전체 벽지 교체나 객관적 증빙 없이 진행된 보수공사, 기존보다 고급 자재를 사용한 복구공사에 대해서는 배상 범위를 제한했다.
[컨슈머치 = 고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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