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일배책)으로 어디까지 보상이 가능할까.

소비자 A씨는 윗집 수도관이 파열되면서 천장과 주방, 화장실, 바닥, 중문 등이 훼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집에서 생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호텔에 머물렀고, 이 과정에서 숙박비는 물론 식비와 세탁비까지 추가로 발생했다.

A씨는 윗집이 가입한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을 통해 수리비와 임시거주비, 식비, 세탁비까지 모두 보상해 달라고 요구했다.

계산, 비용, 청구 (출처=PIXABAY)
계산, 비용, 청구 (출처=PIXABAY)

이에 대해 손해보험협회는 윗집이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에 가입돼 있더라도 모든 비용이 일괄적으로 보상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상황과 피해 정도, 손해의 예견 가능성 등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보상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별표15] 배상책임보험 표준약관에 따르면, 보험사는 보험기간 중 발생한 사고로 피보험자가 제3자에게 법률상 배상책임을 지게 된 경우 그로 인한 손해를 보상한다. 즉 피해자에게 지급해야 할 법률상의 손해배상금이 보상 대상이다.

민법 제393조는 손해배상의 범위를 원칙적으로 통상의 손해로 한정하고 있다. 다만 사고 당시 예견 가능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특별손해도 배상 대상이 될 수 있다. 통상손해는 사회 일반의 거래관념상 통상 발생하는 손해를 말하며, 특별손해는 개별적 사정으로 발생한 손해를 의미한다.

누수로 인해 벽과 천장, 바닥, 가구 등이 파손된 경우 수리·교체 비용은 통상손해로 인정될 수 있다. 보험사는 견적서 등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감가상각을 적용해 필요하고 타당한 범위 내에서 수리비를 산정해 보상한다.

한편, 누수로 인해 자택 전체에서 거주가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인정된다면, 임시거주비는 특별손해로서 배상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누수 발생 당시 주거가 불가능할 정도의 피해라는 점을 가해자가 예견할 수 있었던 경우에 한해 인정된다.

식비와 세탁비의 경우, 누수로 직접 피해를 입은 의류의 세탁비는 통상손해로 인정될 수 있다. 그러나 호텔 숙박 과정에서 발생한 식비와 세탁비는 일상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에 해당해 누수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

판례 역시 누수 사고와 직접 관련된 피해에 대해서만 배상을 인정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법원은 집 전체 벽지 교체나 객관적 증빙 없이 진행된 보수공사, 기존보다 고급 자재를 사용한 복구공사에 대해서는 배상 범위를 제한했다.

[컨슈머치 = 고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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