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보험 약관 상 '상해'에 대해 소비자와 보험사가 해석을 달리했다.
소비자 A씨는 모기에 물려 일본 뇌염 바이러스가 체내에 유입됐다며 보험사에 상해보험금을 요구했다.
그는 “보험약관 상 ‘상해’는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신체에 입은 상해를 가리킨다”며 “뇌염 모기에 물린 것은 위 상해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험사 측은 일상적인 침입경로를 통해 유입된 바이러스 감염은 외래의 사고로 인한 상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금융감독원은 일본 뇌염 바이러스가 체내로 유입됐다고 생활기능에 장해를 주고 건강상태를 불량하게 변경하는 것이 아니므로 A씨는 보험금 지급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질병·상해보험 약관에서 상해는 ‘보험기간 중 발생한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신체에 입은 상해’라고 정의하고 있다. ‘상해’가 발생했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피보험자의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손상이 발생했다는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이때 피보험자에게 발생한 급격성·우연성·외래성 각 요건의 충족 여부 및 신체의 손상 정도에 대해 보험계약 당사자 간 판단이 상이해 분쟁이 발생하기도 한다.
법원은 ‘사고의 급격성’과 관련해 ‘보험사고의 원인으로부터 보험사고의 결과인 상해가 발생하기까지의 과정에 있어서 시간적인 간격 없이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사고의 우연성’과 관련해 ‘우연한 사고란 사고가 피보험자가 예측할 수 없는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고의에 의한 것이 아닌 예견치 않았는데 우연히 발생하고 통상적인 과정으로는 기대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는 사고’라고 결정했다.
마지막으로 ‘사고의 외래성’의 경우 ‘외래의 사고는 상해 또는 사망의 원인이 피보험자의 신체적 결함 즉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 등에 기인한 것이 아닌 외부적 요인에 의해 초래된 모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뇌염모기에게 물리는 상황은 돌발적으로 급격하게, 피보험자의 고의 없이 예견치 않았는데 우연히 발생한다. 또한 이 상황은 A씨 체질적 요인 등과 무관하게 외부적 요인에 의해 초래된다.
즉 뇌염모기에 물려 일본 뇌염 바이러스가 체내로 유입되는 것은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에 해당한다.
그러나 뇌염모기에 물렸을 경우 물린 부위의 피부가 가려운 증상이 발생하는 것은 자연치유가 가능하다. 또한 일본뇌염 바이러스가 체내에 유입됐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증상이 없는 감염으로 별도의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뇌염모기에 물려 피부의 가려움을 느끼는 것과 일본 뇌염 바이러스가 체내로 유입된 것 그 자체로는 특별한 치료 없이 자연치유되는 것이며 인체의 생활기능에 장해를 주고 건강상태를 불량하게 변경하는 것이 아니어서 A씨 신체에 손상, 즉 상해를 입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보험회사는 A씨에 대해 해당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
생명보험의 ‘재해’와 질병·상해보험의 ‘상해’가 보장하는 사고에 차이가 있고, 이에 동일한 사고에 대해서도 보험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보상 여부가 상이할 수 있다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
나아가 질병·상해보험에서 법정 감염병이 ‘상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신체의 손상정도, 감염경로의 특수성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컨슈머치 = 전향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