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비자가 대형마트 경품행사에 참여하며 작성한 개인정보가 보험 마케팅에 활용된 사실을 알게되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에 의문을 제기했다.

소비자 A씨는 한 마트의 5주년 기념 경품행사 전단지를 보고 응모에 나섰다. 경품은 A씨가 평소 갖고 싶어 하던 명품가방이였다.

A씨는 응모권을 작성하면서 성별, 주민등록번호, 생년월일, 휴대전화 번호는 물론 자녀 수와 부모 동거 여부 등 비교적 상세한 개인정보를 기재하도록 돼 있는 점에 다소 의아함을 느꼈다. 그럼에도 당첨을 기대하며 모든 항목을 작성하고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란에 체크한 뒤 응모권을 제출했다.

약 한 달 뒤 A씨는 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전화를 여러 차례 받았다. 확인 결과 해당 경품행사는 마트가 한 보험사와 제휴해 보험상품 홍보를 위한 마케팅 목적으로 진행된 것이었다. 응모권 뒷면에는 ‘보험상품 등의 안내를 위한 전화 등 마케팅 자료로 활용된다’는 문구가 약 1㎜ 크기의 작은 글씨로 적혀 있었다.

A씨는 “마트 사은행사에 참여했을 뿐 보험회사에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데 동의한 적이 없다”며 “응모자들이 내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도록 문구를 의도적으로 작게 기재한 것 아니냐”고 주장하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마트 측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개인정보 수집 및 처리에 필요한 사항을 응모권에 모두 명시했으며, 응모자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응모함 옆에 응모권을 확대해 부착해 뒀다고 설명했다. 또 A씨가 자발적으로 행사에 참여해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했고, 응모권을 충분히 읽었다면 마케팅 목적 활용 사실을 알 수 있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선물, 경품 (출처=PIXABAY)
선물, 경품 (출처=PIXABAY)

한국법령정보원은 대법원 판례 취지를 종합할 때 마트의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개인정보보호법」제59조 제1호는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했던 자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그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동 법」제72조 제2호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과거 한 대형마트가 보험회사와 함께 고객 개인정보를 수집해 보험 판매에 활용할 목적으로 경품행사를 진행하면서, 응모권과 응모 화면에 개인정보 수집 및 제3자 제공 관련 내용을 약 1㎜ 크기의 글씨로 기재한 사안에 대해 판단을 내린 바 있다.

대법원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그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동의 행위 자체만을 떼어놓고 볼 것이 아니라, 동의를 받게 된 경품행사의 전 과정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구체적으로는 개인정보 수집의 동기와 목적, 그 목적과 수집된 개인정보의 관련성, 수집을 위해 사용된 방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법령 준수 여부, 개인정보의 내용과 규모, 특히 민감정보나 고유식별정보의 포함 여부 등을 사회통념에 따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광고 및 경품행사의 주된 목적을 숨긴 채 사은행사인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고, 경품행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개인정보까지 수집해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한 점, 개인정보보호법상 보호 원칙과 각종 의무를 위반한 점, 수집된 개인정보에 사생활의 비밀에 관한 정보나 고유식별정보가 포함된 점, 개인정보의 규모와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해 얻은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해당 행위는 개인정보보호법 제72조 제2호에서 규정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컨슈머치 = 전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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